목동의 밤
서울 서쪽에 자리한 고요한 동네. 그 추억을 노래한 더필름 ‘목동의 밤’ 목동을 처음 가본 건 스물 한 살 때 였습니다. 평소에 멀리 가는 걸 싫어하는 성격상, 그 곳은 같은 서울이래도 왠지 한 번도 가보지 못할 곳처럼 느껴졌지요. 살던 동네와 정 반대편에 위치해 있었으니까요. 그 날은 우연히 사람들과 대화를 하다 처음으로 목동까지 가보게 된 날이었습니다. 좋은 이들과 밤새 얘기하느라 시간가는 줄 몰랐고 걷다 보니 어느새 제가 사는 곳과 가장 멀리 떨어진 그 동네에 도착해 있었습니다. 이상하게 들떠 있던 기억이 납니다. 집에 가야 하는데, 차가 곧 끊길텐데, 이 시간에 목동에 와 있는 것도 신기했고 지하철 출구는 우리 집 앞 보다 몇 배는 길어, 한참을 걸어 올라야 그 곳의 밤을 만나는 기분도 색다르게 느껴졌지요. 당연한 얘기지만 출구를 나와 고개를 들면 제일 먼저 시선이 닿는 건 목동의 하늘풍경입니다. 유독 조용하고 별이 많던 그 동네는, 그 날 이후 제게 아주 오랫동안 좋은 기억으로 남게 되었습니다. 목동은 하늘이 낮습니다. 그래서 비행기 소리가 엄청 가깝게 들립니다. 또한 비행기가 집채만큼 커다랗게 보이지요. 제 동네에서는 상상할 수 없는 새까맣게 보이는 작은 풍경들이 그리 보이는 것이 마치 하늘이 목동과 맞닿아 있는 것 처럼 느껴졌습니다. 이 노래는 그래서 '그 곳은 하늘이 참 낮았지'란 문구로 시작되고 있습니다. 스물 한 살. 이유 없이 목동의 밤 풍경은 오랫동안 가슴에 남아, 언젠가 다시 그 곳의 추억을 쌓아야 할 때 어린 날 그 목동의 밤을 떠올리게 하였습니다. 사실 첫 번째 추억도, 두 번째 추억도 시간의 길이로 치면 크게 저장될 추억도 아닙니다. 하지만 왠지, 언제나 기분좋게 가슴 깊숙히 간직되어 있습니다. 이 곡을 발표하기 전, 제가 키우고 있는 가수 '안녕'에게 먼저 '목동'이란 단어를 빼고 '우리의 밤'으로 노래해 보게 하기도 하였습니다. 노래가 발표되고 사랑받다 보니 이 곡을 만들게 한 고마운 기억 몇 줄 정도는 다시 제 목소리로 남기고 싶더군요. 부족하지만 그게 제가 '우리의 밤'이 아닌 '목동의 밤'을 부르게 된 이유입니다. 목동. 서울의 서쪽 끝에 자리하고 있는 곳. 그 곳은 언제나 제게 기분 좋은 추억의 바람을 불어오게 하는 곳입니다. 2018년 5월 12일, 지금도 그 곳에서 가장 멀리 떨어져있는 곳에 있는, 더필름 드림. . composed, lyrics by 더필름 arranged by 더필름 piano 더필름 Nylon guitar 홍준호 Vocal 더필름 mix 노양수 mastering 더필름 photo by 신향화 model 양수진 A&R Merry 정 Produced by 더필름